그림을 그리는게 글을 쓰는것에도 도움이 엄청 되는군요.

 어릴적 꿈이 만화가여서 연필그림을 조금씩 그렸었어요. 지금은  영화 만드는것을 언젠가 해보고싶어서, 연출공부를 하면서 단편 시나리오 쓰는것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림은 학창시절부터 그렸으니 10년넘게 그린셈인데요.

 초짜라서 그런가, 시나리오를 쓴다는게 감정적으로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이더라구요. 그냥 이런 이야기를 쓰면 재미있겠다는 아이템을 캐치하는것이랑, a4한장 분량의 시놉시스를 구성하여 써내려가는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 시놉시스에서 다시 대사와 상세한 지문을 갖춘 시나리오로 구체화하는 것에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내 얼굴이 촬영된 영상을 보는데 마치 멀리서 흐릿한 내모습을 보다가, 점점 얼굴을 가까이 들이미는 것과 같습니다. 얼굴의 윤곽은 물론 솜털과 주근깨, 모공까지 다 훑어보는것 같아요.

 어릴때야 물론 그림을 그리는게 힘들었지만 많은 세월을 함께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내 실력에 놀란적도 많았고, 그려보지 않은 여러 스타일의 그림들에 두려움없이 도전할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림과 잠시 이별하기로 했습니다. 꽤 오랜시간동안 그림을 그린 이유가 자괴감으로부터의 회피였었습니다.

 요샌 글을 쓰는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하여 그림과 연결짓곤 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네요.  어쨌든 생각을 표현하는 행위라서 그런지 글이나 그림이나 공통분모가 많은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