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에 대한 늦은 새벽의 고찰

[일베에 대한 고찰]

일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는 잘 정리된 글들이 많으니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정확히는 일베를 하는 청소년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한 개인의 고찰입니다. 

성인이후에도 일베하는 애덜은 그냥 상종못할 것들이니 이 글에선 취급은 안하기로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청소년들이 일베에 빠지는 현상에서 그 원인이 사회구조적 문제가 매우 크다고 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짚어보려고 하는데 있습니다. (100%의 의미는 아닙니다.)

매우 길지만 요악은 없습니다. 

1. 일베의 주류적 성향

일베의 주류적 성향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이게 이들 행동의 원인을 추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주 모습은 1)패륜 및 장애인비하, 2)공감성 결여, 3)권력(힘)숭상, 4)희박한 연대의식->극단적 개인주의, 5)정당한 권위에 대한 저항,

6)인지부조화, 7)관심 요구

제가 본 대체적 성향은 위의 7가지 입니다.(번호가 중요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위의 7가지를 대체적으로 어우러서 설명할 수 있는게 하나 있다면 바로 이들이 중요 성장시기에 공동체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는 부분입니다.

100%를 뜻하는건 아니니 '나는 아닌데?'식의 반응은 잠시 넣어두시기 바랍니다.

2. 공동체의 보살핌이 왜 중요한가

공동체라고 적었지만 공동체라는게 결국 모임을 뜻하는거죠. 사람이 가장 먼저 접하는 공동체는 가족입니다. 그리고, 동네친구모임, 학교가 되겠네요.

이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한건 개개인의 안전보장도 있지만 공동체 생활에서 개개인의 자존감이 확보되고 형성되는데 있다고 봅니다.

자존감은 자기 존재에 대한 인지 및 인정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온갖 부정적 사고들(패배의식, 열등감, 우울감, 자의식과잉 등)이 되도록 형성되지 않도록 해주는 매우 중요한 기본 요소입니다.

아마 많이들 '인삼밭의 고구마'란 단편 만화를 아실겁니다. 거기에서의 고구마의 모습 그게 바로 자존감이 높을때의 모습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런 자존감을 형성시키고 높게 만드는 중요한 공동체가 첫번째가 가족이고 두번째로는 학교로 볼 수 있습니다.

3. 공동체의 보살핌이 부족할때 벌어지는 일들

가족의 경우 부모들의 잦은 다툼과 아이들에 대한 여러방식의 학대 및 홀대, 맞벌이에 따른 관심부재, 개인의 성장을 무시한 지나친 공부강요 등 여러 가정불화의 사유들이 존재하며

이런 환경에선 주로 자존감이 높게 형성되기는 커녕 낮은 자존감에 따른 자신감 결여, 혹은 이를 감추기 위한 쎈 척, 그리고 사상적으로 현실에서의 도피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의 아이들이 학교에 갔을때 과연 사회생활의 기초를 잘 익힐 수 있을것인가 하면 그렇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각종 억압, 특히 학교에서 선생들의 차별, 학생끼리의 괴롭힘은 이들에게 큰 시련을 주고 또한 직접당사자가 아닌경우 현실외면하거나 침묵을 통한 동참을 끌어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마, 교권과의 싸움이야 학생들이 많이들 하기도 해서 사실상 많이 없어지긴 했습니다만, 학생끼리의 괴롭힘은 그렇지 않죠.

당하는 아이는 전체적으로 따를 당하거나 하소연 할데가 없거니와 주변에서 도와주는 경우가 많지 않을겁니다. 같은 반 급우들은 그런 모습을 외면하거나 '그럴만한 애'라고 치부해버리면서 상황과 자신의 단절을 만드는게 보편적이고,

괴롭히는 애들편에 서서 같이 괴롭히기도 하죠. 

이런 상황은 결국 아이들이 공동체의 필요성 혹은 공동체의 존재의미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당연하죠. 가정에서 잘 보살핌 받았어도 학교에서 고립된 채 괴롭힘 당하면 아이들도 힘들어하는 판국에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고립된 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는 아이들이 어떨게 변할지는 눈에 훤합니다.

나를 보호해주는 울타리를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철저한 개인주의를 표방하게 되는것이고, 철저하다 못해 공동체에 속해있으면서도 완전한 개인의 자유를 말하는 인지부조화를 보이게 되는거죠.

4. 일베가 왜 그들을 붙잡을 수 있었나

이런 아이들이 '너와 나는 모두 같고 모두 ㅄ이다'라는 디씨에 쉽게 빠져드는건 당연한 것이었고, 거기서 마음껏 자신의 신세와 다른 날개를 단 자유로운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애들에게 디씨는 그들의 정체성의 기반이고, 이 디씨의 일간베스트물만 모아놓은 '일베는 아이들에게 매우 좋은 놀이터이자 도피처였을겁니다.

나를 지켜주지 못한 공동체에 대한 반동으로 일베에 점차 퍼지는 위 7가지 성향들에 자연스레 물들면서 그들의 정체성이 그렇게 굳어져 버린거죠.

부당한 힘에 억눌린 아이들이 오히려 힘을 숭상하게 되고(당연하죠, 올바른 멘토가 없는 상황에 힘에 의해 억눌린 사람은 스스로 자신이 힘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스스로 그 힘을 갖추진 못하죠. 

그래서 숭상만 합니다. 일베에서 독재나 전체주의, 나치즘, 강경한 군사대응 등이 허구헌날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자신이 약자이면서 약자들을 혐오하게 되기도 하죠. 이는 사실 자신에 대한 혐오에서 발현되기도 합니다. 바뀌지 못한 여전한 상태의 자신을 부정하면서 되려 약자를 혐오하죠.

공동체연대의식(가정, 학교)이 약화된 상태기 때문에 극단적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타인의 자유는 부정하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인지부조화도 잘 일어나며, 

특히 공동체 생활에서의 공동체의 똘레랑스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어 있지 않거나 거부하기 때문에 공동체에 속해있으나 자기 마음대로 하는게 맞지 않냐는 천둥벌거숭이 행태를 보이기도 하죠.

애초에 자신을 감춰야 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개념들만 취사선택하며, 그 개념만 들이대는 모습이 많은 이유도 자신이 보호받지 못했고, 그에 따라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나오는 방어기제라는걸 모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동체를 인정하지 않으니 당연히 정당한 권위에 대해서 저항을 하게 됩니다. 물론 힘이 기반이 된 독재는 숭상하죠. 당연히 그 반대개념인 정당한 권위는 그들에게 허락될 수 없는 개념인거죠. 

자신의 형성된 정체성을, 자신이 그나마 인정받고, 뭔가 평등한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곳의 흐름을 거부할 수 없는겁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자신의 최전성기시절과 같은 시기의 독재시대 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치와 같은거죠.

하지만, 사실은 극단적 개인주의 이면서도 그 누구보다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애들입니다. 어그로 끌고 그 결과물 들고 가서 내가 이렇게 어그로 끌었다 하며 같은 부류 애들에게 보여주죠. 사실 자랑인거죠. 

물론 일베 내에 조직적인 바람잡이들과 자금유입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렇게 되기전부터 얘들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에 마냥 외부요인에 의한 변화라고 보긴 어려워 그 부분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5. 결론

근본 문제가 뭘까요. 가정의 붕괴, 학교의 붕괴 손대야 할게 많습니다. 외벌이로도 가정을 꾸리는게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고, 학교폭력에 대해서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일베 사이트와 그 성격이 비슷한 사이트들도 해체하는게 맞겠죠.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의 정체성 형성에 최대한 부정적 요소가 들어가지 않게 하려는데 해결정책의 방점을 찍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일베하는 청소년들 보고 '어휴 저 버러지들'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100%는 아닐지언정 이들이 왜 자꾸 '일베'라는 오물덩어리 사이트에 찾아가게 되는지 그리고 거기 문화를 수용하는지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만약 그들만의 문제라고 애써 축소하고 덮으려 한다면 우린 10년뒤에 악독한 남녀 홍위병들의 세상을 맞이하게 될겁니다. 

모두 역사를 아실겁니다. 홍위병들이 날뛰기 시작할때 어떻게 사회가 후퇴하는지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