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회를 진짜 끔찍히 싫어했거든요.
가족들이 다 교회 나가는데 가지 말라고 한참 싸우기도 했어요. 왜 어리석게 그런데다 돈 갖다 바치고 공짜로 일해주냐고.
그러다가 어머니가 너무 간곡하게 부탁하셔서 주말에 교회에서 애들을 좀 가르쳤어요.
그게 몇 주 지나고 몇 달이 되니까 교회를 보는 시선이 약간 바뀌더라고요.
교회가 그 지역사회에 굉장히 요긴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거죠.
일요일마다 집에만 있던 주부들이 나와서 사회를 경험하는 장이면서, 애들은 친구를 만나 놀 수 있는 공간, 청소년들에게는 악기 연주나 합창 등을 연습할 수 있는 동호회이면서, 때로는 글쓰기나 춤 따위의 능력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이고, 때로는 공연을 볼 수 있는 공연장이더군요.
신자들의 믿음이 정말 독실한가, 하면 그런 사람은 정말 몇 안되고 자기 나름대로의 목적을 갖고 교회에 오는 사람이 대다수인 걸로 보였습니다.
사실 이건 긍정적인거죠. 그 지역의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묶어주니까요. 소속감이 생기면 감정적으로도 이득이 되고요.
그래도 여전히 소위 그 '믿음'을 강요하는 건 마음에 안들지만 더 이상 교회에 학을 떼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교회 말고 저런 기능들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지역 사회에 만들어졌음 좋겠는데 이리 저리 생각해봐도 불가능에 가깝더군요.
(비밀상점)
대용량 일회용 전자담배 비밀특가!
(68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