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탄생을 기념하여.

이 책에 붓다의 치명적 농담이 아닌 이성계와 무학대사와의 치명적 농담이 소개되어 있다.
'이성계; 대사, 우리 끼린데 너무 딱딱하게 하지 말고 오늘은 농이나 한번 합시다.
무학대사; 좋지요, 누구부터 할까요. 전하부터 하시지요.
이성계; 그러지오 그럼 나부터 시작합니다. 대사의 상판은 꼭 돼지처럼 생겼소이다.
무학대사; 그런가요, 전하의 용안은 부처님 같으십니다.
농담을 하자는데, 무학이 정색으로 자신을 찬양하자, 이성계는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이성계; 어허, 대사, 농담하는 시간이라니깐,
무학대사; 전하,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옵니다.
이성계는 이 한방에 껄껄 웃고 말았다. - P149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다.>
이것은 농담이라기보다는 인간의 근본 진실을 보여주고 있는 진담 중의 진담이다.
입만 열면 남의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안에 가지고 있으면서 본인만 깨닫지 못하는 마음속의 추악한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의 잘못에 관대하고 혹시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은 대부분 착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정당화시키며 문제의 실상을 덮고 왜곡하기 일쑤다.
이것을 무지라 할 수 있겠다.
무지의 삶은 물질적인 충족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행복을 보장하지 못한다.
삶의 목표는 쾌락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유의 삶에서 존재의 삶으로 마음가짐을 바꾸어야 하는 가치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인간의 불행과 고통의 근본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음을.
문제는 자기 자신 속에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불행과 고통과 번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치와 존엄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 인간이 해야 할 일이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고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오만과 자만의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세상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주 속의 세상은 모든 것이 연관이 되어 있고 어떤 것이든 책임이 있게 마련이다.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속의 판단하는 분별력을 버려야 하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외적 조건들에 매이지 않아야 한다.
깨달음은 일상의 공간에서 삶의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마음속의 분별력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면 모든 것이 평등하다.
높고 낮음도 없고, 길고 짧음도 없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없고, 명예도 좌절도 없고, 사람과 자연의 구분도 없다.
보이는 모든 것이 둘이 아닌 것이다.
'현실이 곧 궁극이요, 내가 곧 부처이다.
소위에 타고 앉아 소를 찾고 있었네.'
깨달음은 깨달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
초자연적인 실재도 없고,
초월적인 깨달음도 없고,
지금 여기 있는 것이 전부임을 아는 것.
이것이 깨달음이다.
조주 선사가 권하는 '차나 한잔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