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말~90년대 초에 보였던 이름 모를 노란통의 정체에 대해..

외갓집 재래식 화장실 선반에 항상 비치된 이름 모를 노란통이 있었습니다.

통의 외형이 세련된 외형과는 거리가 먼 투박함에 통 전체의 색깔도 하드코어한 노란색이라

시골에서 흔히 쓰는 농약이나 살충제인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저건 그래, 농약이겠거니 하며 넘겨짚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외할아버지께서 그 이름 모를 통을 들고 뚜껑을 열고 입 속으로 자연스레 한 모금 쭈욱 들이키시는 걸 목격했습니다.

먹지 말아야할 걸 들이키는 것 같은 그 광경이 상당히 충격이었습니다.

외형은 몸통 전체가 노란 플라스틱통이고 통의 모양은 네모 반듯한 직사각면체에 뚜껑은 대충 저런 모양으로 돼있고

뚜껑을 열고 통을 손으로 지그시 누르면 물약통에 물약이 나오듯이 쭈욱 나오고

내용물은 짙은 우유, 연유 같았고 색은 흰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외할아버지께서 한 모금씩 하실 때마다 저게 진짜 먹는 거라 드시는 건지 의구심이 들 만큼의 투박한 비주얼이었고 충격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어린 마음에 궁금하기도 하면서 그 와중에 왜 할아버지 혼자만 먹는지 심통도 나서 이거 뭐냐, 나도 먹고 싶다 하니 대충 애 달래듯 얼버무리시고 넘어간 이후로 그 통에 대한 궁금증은 그렇게 미궁으로 끝이 나버렸습니다. 

혹시 이 통의 정체에 대해 아시는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