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을 닫으라>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살으라 한다.
얼마나 더 열어야 행복해질까.
사실 나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어.
마음을 너무 열어버려서
물길을 너무 열어버려서
사방군데서 들어오는 물살이 버거울때가 있다.
벅차오르는 행복의 파도속에서 아득할 때도 있었어.
폐부를 채우는 불안의 파도속에서 휘청일 때도 많았어.
그런데 그 휘청임은 대개 너무나 아파서
시름시름 몇날며칠을 앓곤했다.
사무치게 쓰라렸지만
사실 그 쓰라림이 싫지만은 않았다.
쓰라림을 느끼기에 지독하게 살아있는것 같았다.
이제 그만 휘청이고 싶었다.
이제 그만 쓰라리고 싶었다.
닫아라.
마음을 닫아라.
내가 나에게 닫으라 한다.
물살이 들어오는 문을 닫으라 한다.
충분히 열어 두었었으니 이제 닫아줘.
언제까지 흘러들어온 탁한 물로 너의 호수를 채울것이야.
너에게 샘솟는 맑은 물로 너의 호수를 채우라.
그러니 이제 물길들을 닫아줘.
너에게 샘솟는 물이 너의 호수를 채우면
다시 물길들을 조금씩 열어줘.
너에게 샘솟은 물이 밖으로 흐를 수 있도록
다시 물길들을 열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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