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너덜 에세이 - <레이니데이 인 뉴욕> 이야기

<레이니데이 인 뉴욕> 이야기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본것은 세번째 이다. 호아킨 피닉스와 엠마 스톤 주연의 <이레셔널 맨>이라는 영화가(꽤 흥미로웠다.) 첫째였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카페 소사이어티>가 둘째였다. 사실 이 감독을 잘 모른다.(알았으면 안보았겠지..) 요즘엔 무거운 영화보다는 뭉실뭉실한(?)영화를 보고싶었기에 로맨스 영화를 보러 영화관으로 향했으나, 맙소사..

 엘르 패닝같은 경우 여리여리하면서도 도도한 마스크에서 풍기는 분위기를 참 좋아하는데, 작품복은 그다지 없는듯하다. 외에도 영화에는 엘르 패닝과 커플로 등장하는 티모시 샬라메와 주드 로, 셀레나 고메즈까지 등장한다. 애정해 마지않는 휘황찬란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끔찍했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붕 떠있는듯한데 마치 서울에 처음 놀러와 맛집투어라도 다니는 여행객처럼 호들갑을 떠는가 하면, 뒤틀리는 애정관계에도 그다지 안타까워하는 기색이 없는 듯 생동감또한 없다.

 한국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처럼 인지도 높은 스타들을 짧은 동선안에 몰아넣는 듯 한데, 여러모로 긍정적인 효과는 보이지 않는듯 했다. 세상에 다이아몬드가 길바닥 보도블럭처럼 깔려있다면 누가 구입을 할텐가? 스타를 스타답게 희소성있게 쓰려거든 영화 <베테랑>에서 아트박스 사장님 정도는 돼야하지 않겠나. 혹은 스타성을 이용해 재미를 이끌어낼테라면 스타성에 대비되는 아이러니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지않겠나. <완벽한 타인>을 보라. 어처구니없는 불륜과 발칙한 배신이 뒤엉키는 숨막히는 코미디속에 20년 베테랑의 연기자들이 녹아들어 있다.

 스타가 스타 연기를 하는게 어떤 재미가 있을까. 부잣집 자재가 취미로 학교를 다니고, 심심하면 포커판에서 2만달러를 따고서 5천달러에 여자친구 대역을 구하는게 재미있는가. 은행 경영자의 해맑은 딸이 영화 감독과 날리는 배우와 뉴욕에서 왁자지껄 어울리는 모습을 한시간동안 보는것에서 어떤 아이러니와 의미가 발생하는가.

 뉴욕을 배경으로 덧없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청년들의 허황을 고발하려는 시도라 보는 사람들도 있는듯 싶다. 고발하려거든 더 의미있게, 풍자하려거든 더 재미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