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배출가스 저감장치 원가 갑절로 부풀리기···수백억원 보조금 샜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원가 갑절로 부풀리기···수백억원 보조금 샜다
곽희양 기자 [email protected]

노후 경유차에 부착하는 매연 저감장치의 원가를 갑절로 부풀려 정부 보조금 수백억원을 타간 업체들이 적발됐다. 이들 업체와 보조금 사업을 담당하는 환경부 산하 민간단체와의 유착도 확인됐다.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보조금부정신고센터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매연 저감장치 보조금 지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매연 저감장치 보조금 사업은 노후 경유차에 부착하는 매연 저감장치 비용의 90%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을 말한다.

권익위 조사결과 저감장치를 제작하는 업체들은 원가를 2배로 부풀렸다. A제작사의 경우 저감장치의 원가가 대당 405만원인데도, 환경부에는 870만원으로 신고했다. 환경부는 운영비용 등을 붙여 97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A제작사가 지난해 부당하게 타낸 보조금만 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제작사들은 차량소유자가 내야 할 자기부담금(10%)을 대신 내주면서까지 보조금 수령 횟수를 늘렸다. 권익위 관계자는 “제작사가 부당하게 타간 보조금이 많다보니, 자기부담금을 대신 내줘도 이득을 보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을 맡은 환경부 산하 민간기관인 한국자동차환경협회와 제작사 사이의 유착도 확인됐다. 이들은 환경부 지침에도 없는 접수대행기관인 부착지원센터를 만들고, 이 센터는 제작사로부터 대당 25만원~85만원씩 최소 32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도 장치 부착 건수에 따라 매년 수억원의 회비를 받았다. 권익위 관계자는 “규정에도 없는 센터에 수수료 명목으로 보조금이 새나갔던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의 주요 간부는 환경부 출신 공무원이었고, 이 협회의 간부였던 사람이 부착지원센터의 실질적인 대표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한 내용을 환경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