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망생인데 평가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야기꾼이 아니라 문장을 최대한 어렵게, 예쁘게 쓰는게 멋있다고 생각하시는군요.
화자가 살아있어야 하고, 캐릭터도 살아있어야 하는데...그냥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식의 글쓰기 스타일을 자기 감성만족용 글쓰기라고 부릅니다. 뭐냐면...과해요.
감정이 과한게 아니고 표현이 쓸데없이 과해요. 감정이 과하면 신파적인 재미라도 있죠.
이런 스타일은 본인 자극용이죠? 즉, 나르시스트적인 글쓰기입니다.
특히 표현이 과하게 되는 이유는 중복되거나 설명할 필요없는 것까지 타인들에게 느낌을 주려고 싸그리 다 쓰기 때문입니다.
호흡이 느린 것과 호흡이 과한 것은 다른 겁니다.

제가 전문 글쟁이는 아니지만 이건 너무 나간 쪽에 속합니다.
글쓰기 실력이 없는 건 아닌데 본인의 취향과 작품 기준이 마이너한 쪽에 해당합니다.
물론 현재 유행하는 작품군에서 가장 비슷한 문장 스타일을 대라고 한다면 별빛을 품은 소드마스터와 비슷합니다.
근데, 그런 류의 감성글이 정판으로 오해받더군요. 제가 내릴 결론은 그겁니다.

일단 힘부터 빼세요. 글쓰기란 나중에 짜낼 때는 몰라도 즐겁게 해야합니다. 억지로 멋있어지려고 애쓰면 힘들고 잘안됩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만 손을 대겠습니다. 아래는 수정한 님 작품의 프롤로그의 수정 예시이고, 제가 한 피드백에 대한 참고용입니다.
무조건 따라하시라고 보여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1.원본 문장 쳐내기 및 순서 바꾸기 수정본]====================

엘더 드루이드의 양아들 - 1편
(프롤로그) 한 아이가 미동도 않고 있었다.)


아이는 미동이 없었다.
인간의 나이로는 10살쯤 되어보이는 작은 체구와 주먹만한 얼굴이 내 눈에 익었다.
나는 그 방 앞을 몇 번인가 오고가며 친절하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한 번도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저 그런 사이였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에 나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급한 걸음을 잠시 멈췄다. 
붉은 일렁임이 검은 밤을 어지럽게 뒤덮은 혼돈 속에서 아이는 이상하리만치 가만히 있었다.

썩어가는 피비린내와 온갖 것들의 탄내들을 맡았을 텐데.
고통스러운 비명과 소란들이 골목마다 피어나고 사그라드는 것을 들었을 텐데.
살을 베고 생을 앗는 폭력에 노출되었고, 적아를 가리지 않는 밤의 추위를 태우는 열기가 뜨겁게 느껴질 텐데.
분명 지금 벌어진 이 상황이 조그만 머리로도 무엇인지 알텐데.

감옥이자 동시에 상품을 보이기 위한 진열장.
유일한 통로인 창살로부터 한 걸음 떨어진 위치.
낮에 그늘이 지더라도 볼 수 있고, 팔을 뻗으면 손끝에 닿을 수 있는 한발짝 정도 되는 거리에서
인간 아이는 쭈그려 앉은 채로 공처럼 두 다리를 양 팔로 둥글게 감싸고 세계를 관조하고 있었다.
이미 부서져버린 창살은 인간을 가두어두는 기능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텅 비고 이 좁은 새장에 홀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창살 밖의 나를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나는 궁금해졌다.

“너는 왜 도망치지 않지? 보아하니 다른 이들은 모두 도망친 것 같은데.”

인간 아이는 느리게 고개를 까딱이다가 나와 눈을 마주쳤고, 나의 정신은 잠시동안 그 초점과 생기 없는 눈동자에 빨려들어갔다.
한창 생명을 반듯이 틔울 시기에 그늘에서 자란 새싹처럼 아이의 눈동자 속은 쇠약하고 가냘픈 슬픔만이 가득 느껴졌다.
마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 같은 눈이다. 그리고 아이가 입을 뗐다

“제가···어디로 가야하는데요?”

아이의 목소리를 들은 첫 대답이자 첫 대화였다.
그러고보니 인간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온 세상의 생명들을 관통하는 초월적인 질문이었고 자기 근원적인 질문이었다.
이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었다.

아이는 질문하고서는 그제서야 자기의 상황을 깨달았는지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활짝 올라간 입 꼬리는 겁에 질렸을 뿐이고, 이마를 덮은 앞머리는 차가운 땀으로 젖어있었다.
두 다리를 감싼 양팔의 손은 얼마나 힘을 꽉 주고 있는지 핏줄이 도드라지고 하얗게 보였다.

아이는 사실 겁먹은 채로 도망가지도 못하고 부서진 창살을 자신만의 성을 삼아 자기 자신을 구속하고 있었던 셈이다.
양 팔을 구속구가 도망치려고 안달난 두 다리를 억제하고 있었다.
이 터무니없이 작고 좁은 감옥은 갈 곳없는 이에게 안락한 무덤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도 왜 그랬는지 이해하지 못할 대답을 해버렸다.

“내가 네 새로운 집이 되어줄게. 그러니 함께 가자.

부서진 창살 너머로 손을 내밀었다.
나는 작고 가벼운 아기새를 품안에 넣고 길을 떠났다.

====================[2.유행적인 웹소 스타일의 수정본]====================

엘더 드루이드의 양아들 - 1편
(프롤로그) 한 아이가 미동도 않고 있었다.)


아이는 미동도 없이 어둠 속에 웅크려 있었다.
나는 자주 감옥을 오고 가며 보았던 익숙한 얼굴인지라 문득 걸음을 멈췄다.
내가 보기에는 인간나이 기준으로는 10살쯤 되어보였다.
워낙 숫기가 없어서 그동안 나는 몇번인가 말을 걸어본 적이 있었는데 한 번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부끄럼쟁이 같으니.

아무튼 내가 지금 뭐하고 있냐고?
썩은 핏내와 탄냄새가 가득한 도시에서 도망치려고 하고 있다. 습격을 받았거든.
나는 지하 감옥 쪽에는 간수 전용 대피 통로가 있다는 사실이 기억나서 그쪽으로 가던 참이다.
아직도 고통에 찬 비명과 혼란스러운 소동이 지상 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난 살을 찢고, 생을 꺾는 폭력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일이 썩 불유쾌하다.
그리고 지금은 밤이라 적아를 가리지 않는 난전에, 불 붙은 건물들 때문에 바깥쪽으로부터 뜨끈뜨끈한 기운이 여기까지 몰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이상한 광경을 보고 말았다.
창밖의 불과 어둠이 뒤섞인 혼돈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는 것도 그렇고, 정신이 빠졌는지 잠금 장치가 진작에 박살난 감옥에 아이가 남아있었다.

감옥이자 동시에 상품을 보이기 위한 진열장인지라 유일한 통로로 되어있는 이 감옥의 다른 감방은 다 열려있었다.
그러니까 왜 안도망가고 있지? 그리고 왜 활짝 웃고 있는 거야?
나한테 쭈그려 앉아 다리를 양 팔로 둥글게 감싼 아이는 미친 것처럼 보였다. 혹시 유령 아냐?

“너는 왜 안도망치냐? 보아하니 다른 놈들은 전부 도망친 것 같은데. 혹시 죽은 유령이시면 실례했습니다. 저는 이만 갈게요.”

죽지는 않았는지 걔는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 눈동자를 보자마자 섬뜩해지고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활짝 웃고 있는 얼굴인데 눈동자는 초점이 없었다.
아니, 생기가 없다는 말이 맞겠지.

한창일텐데 아이의 눈동자는 삶의 의지가 텅 비어있었다.
마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다른 사람들은 날 버리고 갔어요. 그런데 내가···어디로 가야하는데요?”

그 물음은 온 세상을 향하는 초월적인 질문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로군.
나도 거기에 대해서 딱히 해줄 말은 없긴 하다.
지 인생 지가 살아야지 어쩌겠어.
그런데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를 대답을 하고 말았다.

“내가 너의 새로운 집이 되어줄테니까 그냥 지금은 닥치고 살아. 운 좋으면 같이 도망치면서 차분하게 생각해보자.”

활짝 열려있는 부서진 창살을 통해 손을 뻗었다.
아이는 어안이 벙벙해하면서도 내가 끄집어내고 품안에 안을 때까지 알 수 없는 말을 작게 중얼거렸다.
안고 보니 알겠다.
이 아이는 지금껏 떨고 있었다.
활짝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 입 꼬리는 겁에 질린 거고, 앞머리는 식은땀에 젖어있던 것 뿐이다.
양팔은 얼마나 힘을 꽉 주고 있었는지 핏줄이 도드라지고 하얗게 되어있었다.
사실 아이는 두려웠을 뿐이다.
가만히 앉아서 나오지 않았던 건 이 터무니없이 작고 좁은 감옥만이 이 아이에게는 가장 안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고서도 양 팔로 자기 자신을 구속하고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어 하는 자신의 두 다리를 꽁꽁 싸매놓았다.
거, 이상한 애를 주웠네.

====================[3.해외문학투의 수정본]====================

엘더 드루이드의 양아들 - 1편
(프롤로그) 한 아이가 미동도 않고 있었다.)


나는 감옥 한켠에서 아이를 발견했다.
그 웃는 얼굴은 내 기억 속에서 어렴풋이 살아났다.
10살 정도 되는 것처럼 보이는 체구의 인간 아이였다.
나는 일전에 친절하게 대화를 시도해보았지만 단 한번도 그 시도가 성공한 적은 없었다.

아이는 말수가 적었고, 지금도 움츠러들어 있는 것 같았다.
지하 감옥은 썩어가는 피 냄새와 시체 타는 냄새로 진동했다.
고통스러운 인간의 비명과 소란스러운 군중들의 고함소리가 작은 환기구들을 따라 흐르며 갈곳없는 메아리처럼 흘렀다.
죽음이 피어나고 생명이 사그라드는 것을 목격한 사람은 모두 도시의 비밀스러운 길을 따라 도망치고 있었다.
나는 적아를 가리지 않는 전투의 틈을 가까스로 돌파해왔으며 심지어는 밤의 추위를 잊을 정도로 타오르는 열기에 그슬려 볼 끝이 화끈화끈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감방의 아이는 내가 도착하기 이전부터 달팽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고요하게 숨을 쉬며 바깥세상을 구경했다.
불과 어둠이 아이의 눈동자 속에 혼돈으로서 투영되었다.

나는 이곳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 시설인지 알고 있었다.
포로들을 가두는 감옥이자 동시에 상품진열장으로서 각 감방마다 번호들이 붙어있었고 노예들이 지나가는 주인을 두려운 눈길로 바라보는 유일한 통로는 튼튼하고 무거운 쇠창살로 막혀있었다.
노예들에게는 오로지 창살에서 떨어진 조그마한 공간만이 허락되었을 뿐으로, 아이도 작은 공간만을 점유한 채로 그곳에 묶여있었을 것이다.
낮의 햇볕에 그늘이 지는 자리, 창살에서 성인이 팔만 내밀면 닿을 수 있는 위치였다.
두 다리를 양 팔로 둥글게 감싼 아이는 창살 밖을 응시하며 즐겁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나는 이미 부서진 창살과 어지럽게 찍힌 발자국을 보고 다른 인간들의 흔적을 발견했다.

나는 문득 그 죄수들이 정신머리없이 떠나가며 쩔그렁거렸을 족쇄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다만,나는 아이의 발목에는 족쇄가 없음을 확인했다.

“너는 왜 도망치지 않지? 보아하니 다른 사람들은 모두 도망친 것 같은데.”

내가 묻자 아이는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나를 직시하는 눈동자는 순간적으로 나를 섬뜩하게 만들었다.
웃고 있는 소년의 눈동자는 생기가 없이 투명했다.
공허하고 허무한 시선은 조금의 의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그것이 마치 죽은 자들이 보여주는 주술적인 마력으로 나를 옭아매는 듯 했다.

소년은 “···어디로 가야하는데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온 세상을 향하는 초월적인 질문이었으며 자기 자신의 방향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었다.
길 잃은 방랑자에게 해주어야할 대답은 무엇일까.

“내가 너의 새로운 집이 되어주마. 그러니 함께 가자꾸나.”

내 말에 아이는 더욱 깊숙이 숨는 것처럼 웅크렸다.
하지만 나는 아이의 옥죄인 양팔이 도망치고 싶어하는 다리를, 세계로 나아가고자하는 의지를 가로막고 있음을 알았다.
이 터무니없이 작고 좁은 감옥은 아이의 안락한 세계였다.
나는 부서진 창살 부분을 완전히 뜯어내고 아이를 감싸안았다.
내 품속의 아이는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
웃는 듯 했던 입꼬리는 두려움이 걸려있었고, 반듯한 이마를 덮은 앞머리는 식은땀으로 젖어있었다.
두 다리를 꽁꽁 묶은 양팔은 얼마나 힘을 꽉 주고 있었는지 핏줄이 도드라지다 못해 하얗게 질려있었다.

이렇게나 자세하게 봐주실줄이야 ㄷㄷ
정말 감사합니다.
어둡고 우울하게 꾸릴려고 했더니 과했나보네요. 진짜 감사합니다. 좋은 참고 받아갈게요!

글의 흐름이 아주 거칠어서 읽기가 힘드네요.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어도 글의 흐름을 난잡하게 만들면 다 삭제해보세요

역시 힘이 과했다는 평이네요.
앞으로 인지하겠습니다

읽는독자층이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잘 인지하셔야 합니다. 참을성없는 10대 남자애들을 대상으로 글을 쓴다고 상상해보세요

어우 리플만 봐도 글이 어렵네요.
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