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땅거리는 놈> 감상 - 카카오페이지

무협입니다. 제목이 특이해서 건드려봤습니다. 소재도 독특하네요.

주인공 '대길'은 빚쟁이에게 죽어라 두들겨 맞고 정말 죽기 직전까지 몰렸는데 

흙인형 같은 존재가 나타나 치료해줍니다. 

그러다 흙인형을 꿀꺽 삼키고는 토지신(?) 같은 존재가 되었는지 땅의 힘을 활용할 수 있게 되죠.

구체적으로는 자기 소유의 땅에 한해서 지기(地氣)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부상도 치료하고 몸도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나중엔 내공 대신으로도 쓰고 그러네요.

자기 땅 위에 있을 땐 지기가 무한공급되어 엄청난 지구력을 자랑하기도 하고 

지기를 불어넣어 영초를 양산하거나, 영초 퍼먹여서 명마를 찍어내는 등의 특기도 있음.

처음에는 땅의 기운밖에 믿을 게 없는 힘만 센 황소였지만 

분량이 쌓이면서 슬슬 무공도 배우고 있고 이런저런 재주도 늘어나는 중이고요.

연애라인은 아직 뚜렷하진 않은데 하렘루트 타려는 삘이 좀 나네요.

평범한 촌놈이 신령의 힘을 얻어 차근차근 땅도 넓히고 사업도 하고 

인맥을 쌓아가면서 강해지고 출세하고 연애하고 뭐 그런 내용이라 보시면 됩니다.

소재가 신선해서 그런지 그럭저럭 시간때우기는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이라면 

악역, 특히 깡패나 건달 같은 놈들을 자꾸 재활용하려고 한다는 거네요.

뭐 개과천선 시켰다고 하면 듣기에는 좋습니다만 

딱히 제대로 죄값을 치른 것도 아닌데, 일손 모자라니 그냥 대충 씁니다.

그리고 프롤로그에서 자기 치료해주겠다고 다가온 흙인형(신령? 정체불명임)을 

참으로 배은망덕하게도 꿀꺽 삼켜버리는 주인공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 =_=);;;

작가님은 그냥 기연을 얻는 한 형태일 뿐이라고 대충 넘어가려는 것 같은데 

곰곰이 따져보면 이거 굉장히 윤리적으로 거시기한 장면이죠.

피터팬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서 팅커벨이 마법으로 치료해주려고 다가왔는데 

치료받은 피터팬이 계속 그 치유의 힘을 써먹고 싶다면서 팅커벨을 덥석 잡아먹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사랑스러운 요정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흙인형이다보니 거부감이 덜해서 그렇지 상황은 똑같죠.ㅎㅎ

솔직히 무료분량이 있어서 계속 본 거지 아니었으면 프롤로그만 읽고 덮어버렸을 걸요.

기연을 줘도 좀 주인공 못나보이지 않게 주면 좋을 텐데, 초반부터 턱 걸려서 아쉽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