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홍보] 저는 역사서 『8월의 폭풍』의 역자이기도 합니다.

 
글쓴이 : PKKA 날짜 : 2020-02-23 (일) 20:35 조회 : 1347 추천 : 17  





저는 문피아에서 소설 『경성활극록』을 연재하기 전에 소련 군사술(전쟁술, 병법) 연구와 1941-45년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대전의 독소전쟁)의 작전사 연구의 세계적 학자라 할 수 있는 데이비드 M. 글랜츠 박사의 저서 August Storm: The Soviet 1945 Strategic Offensive in Manchuria (Fort Leavenworth, Kansas, Combat Studies Institute, 1983)을 번역,  『8월의 폭풍: 1945년 8월 9-16일, 소련의 만주전역 전략 공세』로 길찾기 출판사에서 출간하였습니다. 

이 글은 본 역자의 셀프서평(;;)입니다.

1945년 8월 9일, 소련군 150만이 만주의 75만 일본 관동군을 섬멸하기 위해 펼친 공세작전은 일본의 항복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으며, 중국의 공산화와 남북한의 분단이라는 동북아 냉전의 계기가 된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이 작전이 가진 중요성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구 세계에서 거의 조명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번역된 서구의 제2차 세계대전사 통사들은 만주작전을 단 1-2쪽에만 할애하는 경향이 있고, 몇몇 도서는 아예 몇 줄로만 끝내 버립니다. 만주작전이 한국사와 큰 관련이 있는 관계로 국내에 관련 연구들이 여럿 있기는 하나, 남북분단의 배경과 동북아 냉전의 시작이라는 국내정치 및 국제정치적 소재로만 다루었지 작전 자체는 조명되지 않았습니다. 

역자인 저는 한국 독자의 이러한 지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주작전을 순수히 군사작전의 관점에서 분석한 『8월의 폭풍』을 번역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8월의 폭풍』의 저자 데이비드 M. 글랜츠 박사는 미군 대령 출신으로 소련 군사사 연구의 권위자로, 인생의 전반생을 소련군에, 특히 소련군이 사실상 세계 최초로 개념화하고 명문화한, 전략과 전술의 중간 개념인 "작전술" 개념 연구와 적용에 바친 사람입니다.

이 책은 글랜츠의 소련 군사사 연구의 실질적인 시발점이었습니다. 당대 서구 세계는 몇몇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소련군에 대한 반공주의와 인종주의에 기반을 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패전한 독일국방군의 장성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고 전후 서독 사회에서 예전에 누린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냉전의 동서대립 속에서 서구 세계에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독일군의 군사적 업적을 추앙하고 독일국방군이 나치즘과 거리가 먼 순수 군사조직임을 부각하는 동시에, 적국 소련군을 무조건적인 정면돌격(이른바 "우랴돌격")과 인해전술밖에 모르는, 군사술이라고는 없는 군대로 폄하하였습니다. 이는 냉전이 시작되며 반공주의와 러시아혐오증이 절정에 달한 미국 사회에서 무리 없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포트 레븐워스 미육군 지휘참모대학의 전임강사로 근무하던   글랜츠의 연구는 그러한 시선에 강력한 도전을 하였습니다. 냉전의 절정기이자 쿠바 미사일 사태 이후로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던 1983년에, 글랜츠는 만주 작전을 연구하며 소련군의 군사행동이 독일국방군 인사들이 주장했던 그런 것과는 완전히 다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랜츠는 이 책에서 만주작전에서 소련군의 작전준비와 작전실행을 철저히 분석, 어째서 소련군이 만주작전에서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막대한 작전준비, 적의 의표를 찌르는 기동, 고속으로 적을 포위섬멸한다는 작전개념과 일본 관동군의 오만과 어리석음이 복합된 이 작전을 분석하며, 글랜츠는 이 작전이 "미군에게도 전술적 관심사 이상"이 되어야 한다며 소련군을 배우자는 함의를 담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책이 재현하는 소련군의 대규모 기동전이 만주사변으로 시작된 일본 제국주의의 폭주와 동아시아 침략을 주도하고 731부대의 생체실험으로 끔찍한 비극을 일으킨 악당 군대 중의 악당인 관동군을 조각조각내고 내장을 헤집어내는, 박진감 넘치는 광경에서, 분단의 배경이라는 점에서 벗어나 군사작전의 전개로만 본다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 글랜츠의 주장은 냉전의 최절정기에 매우 위험할 수도 있는 주장이었습니다. 어느 나라건 가장 보수적인 조직인 군대에서, 증오해야 할 소련군의 업적을 인정해 주고 적에게서 배우자고 하는 책은, 아마 1950년대 초반 매카시즘 시절이었다면 빨갱이로 몰릴 수 있는 위험한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이 1983년은 1953년이 아니었고, 30년의 시간 동안 미합중국은 훨씬 유연하고 포용력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글랜츠는 역자인 본인과의 메일교환에서 이데올로기적 오해와 비난을 산 적이 있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그런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학술적 진리탐구와 미군의 발전을 위하여 용기를 가지고 이러한 연구를 한 것이 글랜츠의 뛰어난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국내판의 가장 큰 장점은 원문에는 없는 글랜츠 박사의 미출간 원고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글랜츠 박사가 제게 보내주고 공개를 허락한 이 원고는 1945년의 만주작전과 1991년 걸프전의 "사막의 폭풍" 작전의 유사성을 비교분석하는 원고인데, 이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두 작전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었는지 알게 된다면 1980년대 미군의 발전과 걸프전을 보는 새로운 시각까지 생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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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어 2020-02-24 (월) 12:06
역자가 셀프 서평을 하다니 ㅋㅋㅋㅋ  출판까지 노고가 많으셨을 듯ㅎㅎ
     
       
글쓴이 2020-02-24 (월) 15:46
흑흑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ㅠㅠ
엠디다 2020-02-25 (화) 15:40
방금 구입했습니다. 재밌게 읽을게요
     
       
글쓴이 2020-02-25 (화) 20:17
헉 구매하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멍뭉망몽 2020-02-25 (화) 21:24
밀덕의 최종진화형의 한 모습이신듯 가방끈이 짧은 저로서는 참 부러운 ㅎㅎ
     
       
글쓴이 2020-02-26 (수) 13:55
저보다 더 대단한 분들이 많아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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