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문피아에서도, 이토에서도 몇 번 추천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제목이 야시꾸리해서 얼른 손이 안 갔죠.
야설인가? 코믹물인가?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야설도 코믹도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회귀도 없고 시스템도 없고 심지어 판타지인데 마법도 안 나옵니다.
첫회부터 재밌더군요.
정복한 땅의 주민들을 쥐어짜려는 주군의 지시에 거부하다 미움을 사서 오지로 쫓겨나는 젊은 기사가 주인공입니다.
기발한 방법으로 오지에 있는 영지를 발전시키고 여러 전쟁에서 점차 이름을 떨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단지 영지 발전물에 머물지 않습니다.
시대의 흐름이 변하고, 그에 따라 약해져가는 제국과 떠오르는 나라가 생깁니다.
제국의 인물들은 그 흐름을 막기 위해 애를 쓰고, 떠오르는 나라는 흐름을 타기 위해 애를 씁니다.
무역의 중심이 변화하자 나라들의 흥망성쇠가 영향을 받습니다.
전장이 자기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산, 사막, 바다로 다양합니다.
자기 영지를 가꾸고 넓히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능력을 뽐내면서 힘을 길러가는 것이죠.
이것이 이 글의 차별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이 흐름을 잘 읽고 누구보다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해 점점 성장합니다.
어디까지 성장할지, 어떤 세계가 더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이 글의 장점은 주인공이 빼어난 능력으로 성장해 나가는 겁니다. 시원시원합니다.
많은 작품에서 천재를 그리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처럼 전쟁이면 전쟁, 정치면 정치, 식견이면 식견이 뛰어난 주인공을 그리는 작품은 흔하지 않죠.
이 글의 아쉬운 점은 워낙 뛰어나다 보니 장애물이 없이 뭐든 이뤄내는 것입니다. 고난을 겪은 뒤에 성장할 때의 카타르시스가 다소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래도 주인공의 라이벌이라고 볼 만한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언젠가는 그들과 정면으로 충돌할 것 같은데 그 장면을 어떻게 그릴지 궁금하네요.
영지물, 전쟁물, 기사물, 정치물, 이런 거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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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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