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가 이렇게 살고 있을 거라고 이미 알고 있었다고? - 앨빈토플러 '권력이동'

지금의 이슈(일본 경제보복조치)와는 별 상관 없이

요즘 시간여유가 조금 생겨서  앨 빈 토플러(1928~2016) - 권력이동(1990년 12월 출간)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크면서 봐왔던 여러 사태(쌍용차 강제진압, 시위 물대포 과잉진압 등)들이 오버랩되기도 하고

현재 노동자로써 살고 있는 제 모습을 앨빈 토플러는 30년 전에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는 것이 소름이 끼쳐서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같이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 올립니다^^:;

지금 초반인데 끝까지 읽으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힌트를 조금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본문 p68~>

 정부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본의 아니게 경제체제 안에 여러가지 간접적이고도 종종 숨겨진 교차보조금과 교차벌금이 조성되게 마련이다. 정부의 여러가지 활동이 궁극적으로 물리력 ㅡ 총포와 군대ㆍ경찰 ㅡ에 의해 뒷받침되는 한 폭력없는 경제 또는 권력없는 경제라는 발상은 유치한 생각이다.

 기업이 ㅡ 그리고 심지어 정부가 ㅡ 공개적 폭력에 호소하는 빈도가 과거의 산업시대에 비해 줄어들게 된 마지막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민을 통제하는 보다 능률적인 도구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그 도구가 바로 돈이다.

권력의 궤적

 기업계에 아직도 권력이, 그리고 심지어 폭력이 남아 있다고 해서 놀랄 것은 없다. 정작 놀라운 것은 물리력을 적용하는 '방법'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는 점이다.

 옛 노예상인이나 봉건영주를 오늘날의 세계에 옮겨다 놓으면 그들은 우리가 지금 노동자들을 덜 때리면서도 더 많이 생산하고 있음을 좀처럼 믿지 못하고 깜짝 놀랄 것이다.

 옛 선장은 지금 선원들이 신체적으로 학대받지 않는 데도 순순히 일하는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질 것이다.

 심지어 18세기에서 온 장인 목수나 무두장이까지도 지금은 건방진 도제의 턱을 주먹으로 후려갈기지 못하게 법적으로 되어 있음을 알고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예컨대 1796년 영국에서 인쇄된 호가스(William Hogarth)의 채색 판화 '근면과 게으름'을 보자. 이 판화에는 도제 두 명이 나오는데 한 사람은 직조기 앞에서 즐겁게 일하고 다른 한 사람은 졸고 있다. 오른쪽에서는 주인이 게으른 자를 때리려고 화난 얼굴로 막대기를 휘두르며 다가오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관습과 법이 모두 이같은 공공연한 물리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부문에서의 이같은 푹력의 퇴화는 기독교적 사랑이나 너그러운 애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진상은 이렇다. 폭력이 만들어내는 저품질 권력에 1차적으로 의존하던 사화적 엘리트 집단이 산업혁명 기간 중에 돈이 만들어내는 중품질 권력으로 이행했던 것이다.

 돈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거나 총부리를 옆구리에 갖다대는 것과 같은 당장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은 상ㆍ벌 '양면'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ㅡ특히 궁극적인 폭력 위협이 아직 효과가 있는 경우에는 ㅡ 훨씬 더 융통성있는 권력의 도구가 된다.

 종전에 돈이 사회통제의 주된 도구가 될 수 없었던 것은 인류의 대다수가 아직 화폐제도를 편입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중략-

 마치 산업혁명이 폭력을 법률로 변형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도 돈을 ㅡ 사실 부 일반을 ㅡ 어떤 새로운 것으로 변형시켜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공장굴뚝 시대에 돈이 권력을 획득ㆍ유지하는데 주된 역할을 떠맡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21세기를 눈앞에 둔 오늘날 우리는 권력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전환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권력이동'의 문턱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