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린 왕자

 ★★★★☆
글쓴이 : 클매니아 날짜 : 2019-07-11 (목) 18:16 조회 : 444 추천 : 2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는 특이하게 비행기 조종사라는 직업을 가진, 프랑스의 소설가로서 그의 직업적인 체험이 그의 작품들에 소중하게 녹아 들어가 있다.

 특히 "어린 왕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로 유명한 작품으로서 읽기 시작할 때에는 엉뚱한 상상력의 조울증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다 읽고 나면 고독한 사람 간의 유대, 또는 사람과 생물, 사람과 무생물 간의 긴밀한 유대가 사람에게 정녕 얼마나 소중하고 유익한 자양분의 구실을 하는지 뼈저리게 일깨워 주는 소설이다.

 생텍쥐페리는 1935년에 파리에서 이집트를 향해 비행기를 몰다가 사막에 추락하여 동료 한 명과 함께 닷새 동안 사막에서 고립되어 지내다가 목이 말라 죽게 되기 직전에 베두인에게 구출된 적이 있었는데 이때의 극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이 탄생됐다고 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인 1943년에 그는 미국에 망명하여 있었는데 새벽에 일어나 고픈 배를 움켜쥐며 이 작품을 썼다고 하며 이 작품에 그려진 삽화들도 어린 시절에 미술 학교에서 그림을 익힌 그가 손수 그린 것이라고 한다.

 기관 고장으로 사막에 홀로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는 사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그 이튿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 역시 홀로 홀연히 나타난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된다.

 이 어린 왕자는 한번 질문을 하면 궁금증을 풀기 전에는 집요하게 질문을 계속하고 답변은 하지 않는 이상한 버릇이 있는 아이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홀로 사는 조그만 별에서의 일상과 다른 조그만 별들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들에 대해 조종사에게 얘기해 주고 결국 지구에 추락하여 조종사와 만나게 됐다고 고백한다.

 신하나 백성은 한 사람도 없는 작은 별에서 홀로 임금 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 자신을 다른 사람들이 늘 숭배해 주기를 원하는 허영쟁이가 홀로 사는 작은 별, 술고래(알콜중독자)가 홀로 사는 작은 별, 소유욕이 강한 탐욕적인 상인이 홀로 사는 작은 별, 해가 1분에 한 번씩 떴다 졌다 해서 한 개의 가로등을 1분에 한 번씩 바쁘게 껐다 켰다 하며 바쁘게 사는 점등인(點燈人)이 홀로 사는 작은 별, 탐험은 하지 않고 탐험가의 말에 의존해서 글만 쓰는 지리학자가 홀로 사는 작은 별을 차례로 둘러보고 나서 어린 왕자는 일곱 번째로 지구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지구에서 어린 왕자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여우와 친구가 되기도 하고 철도의 선로원과 장사꾼을 만나서 대화도 나누게 된다. 그러다가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를 만나게 된 것이다.

 사막에 불시착한 지 여드레째 되는 날, 마지막 한 방울의 물까지 다 마신 조종사는 어린 왕자와 함께 물을 찾으러 길을 떠나서 밤새 사막을 걷다가 이튿날 아침에 우물을 발견하고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한다.

 조종사가 사막에 불시착한 지 열흘째가 되는 날은 어린 왕자가 지구에 떨어진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조종사는 비행기를 고쳐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지만 그날 그만 어린 왕자는 사막의 독사에 물려서 죽게 된다.

 홀로 태어나서 홀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외로운 숙명 속에 다른 사람이나 생물, 무생물에 대한 사랑과 집착은 결국 자아를 향한 사랑이리라.

 이십대 때에 읽었었던 책을 지금 다시 읽으니 너무 오래 된 옛날이라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느낌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어른들의 세계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작가의 소탈하고 무구한 마음가짐을 읽을 수 있었는데 속세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과 비인공적인 자연에의 동경을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우편기와 정찰기를 조종하던 작가는 종전 직전인 1944년 7월 31일, 정찰 비행을 나섰다가 행방불명이 되고 마는데 독일군 정찰기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결국 비행기 사고로 44세의 나이에 요절한 작가이지만 그의 이 작품은 전시에 적국인 독일의 토치카에서도 독일군에 의해 많이 읽혀졌었다고 한다.

 이 명작을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도 많겠지만 시간을 내서 한 번쯤 읽어 보면 다 읽고 난 후 책장을 덮으면서 밀려오는 감동의 물결을 주체할 수 없으리라.

 난해함이 배제된 평이한 문체와 무구한 대화 속에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고 사람 사이의 관계란 어떤 것인지 새롭게 되새겨보게 해 주는, 깊고 심각한 의미를 담고 있는 책이다.

 항공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었던 20세기 초중반의 비행기 조종사라는 직업은 지금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하고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남성적인 직업이었지만 작가는 인간에 대한 끈끈한 사랑과 섬세하고 따뜻한 내면세계를 작품 속에 진중하게 담아 놓은 것이다.

 어려운 용어와 표현을 쓴 철학적인 명상보다 더 심오하고 순수한 정서가 마음을 정화시키며 가슴이 시리도록 깊이 사무치게 다가오는 것이다.

 기발한 상상력이 낳은 독창적인 창작을 두 번째로 읽으면서 염세적이면서 외로운 상황 속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와 사랑을 찾는 뜨거운 열정과 굳건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삶이란 괴롭고 힘들고 외롭게 투쟁해 나아가야 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끝내 일어서기 위해,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찾아내어 이루기 위해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 짐짓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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