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다 좋은데 결말이 별로임."

PC통신 시절부터 장르판을 봐 왔으니 정말 긴 시간인데, 이 소리를 안 들은 작품을 본 적이 없습니다.

소재의 경우에는 회귀 같은 흔하디흔한 소재임에도 필력으로 극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극복이란 건 문학적 완성도를 뜻하는 게 아니라 시장의 반응을 뜻합니다. 그런데  결말의 경우에는 필력과 무관하게 결말을 내는 방법 자체에 대한 영향을 벗어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 ㅅㅂ 꿈은 사실 전통적으로 욕먹는 결말이고, 그렇다고 그냥 열린 결말로 끝내면 책임감이 없다고 욕을 먹고, 보스전은 무슨 소리를 어떻게 써도 보스가 허무하게 죽음 소리를 안 들은 작품을 못 봤고,  새드 앤딩이면 고구마 소리를 듣거나 슬픔을 강요한다는  욕을 먹고,  그렇다고 전통적인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내도 급진행이라고 욕을 먹습니다. 반전을 시도해도 맥거핀이냐고 욕을 먹고, 빠른 전개로 가면 떡밥 회수 안 했다고 욕먹고, 길게 쓰면 질질 끈다고 욕먹고, 비판적으로 볼 거리가 하나도 없으면 마지막 필살기로 결말이 너무 진부하다는 평가가 나타나죠. 예외라고 한다면 1000편이 넘어가는 장편들의 경우, 드디어 끝났다는 후련함이 비판 정신보다 앞서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덜한 경향은 있더군요.

특정 커뮤니티에서만 있는 현상이 아니라 어떤 커뮤니티를 가도 "OO 작품 어때요?"라고 물어보면 다 좋은데 결말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소리는 항상 있습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혹시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결말은 정말 역대급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나요? 결말에 대한 비판만 들어봤지 찬사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쓰면 사람들이 정말 잘 쓴 결말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