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급 낙오자> 감상

패스 감사

바스타드 소드에서부터 대명사와 마녀와 M들의 게임에 이르기까지 줄곧 특이한 글만 써온 특이한 작가다. 작품에 대해서는 보통 감상문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면 나는 재밌는데 추천은 안 할래, 읽고 있을 때는 재밌는데 읽고 나면 까게 된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온다.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도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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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에 일케 적혀있던데 ㅋ

굉장히 적절한 평가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ㅎㅎ

진심 감사 !!

개성 넘치던 작가가 유행을 따르다가 주화입마에 걸린 느낌인지라...

유행을 따르는 것도 솜씨가 필요한데 거의 첫 시도라 그런지 좀 과하게 가버린 느낌이죠.
뭐 몇 번 시행착오를 거치다보면 균형을 잡아가실 거라고 믿습니다.

첫 시도는 아니죠..-_-
변화의 시작점은 용혈의 아르투르라 봅니다. 그 뒤로 귀환해서 복수한다, 전생부터 다시 이후에 레전드급 낙오자인데.. 이번 작품에선 무료 조회수까진 잡았으나, 유료에서 폭망한 케이스죠. 성적 면에선 예전보다 나아가긴 했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렇습니다.

아르투르는 글쎄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귀환복수는 트렌드에 맞춰 쓴 건 맞는데 별로 무리하진 않았죠.
쓸 수 있는 만큼 썼다 정도. 이 작품은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느낌이구요.
그래서 '거의' 첫 시도라고 한 겁니다.

저도 무료분 읽고 허탈해서 기무 해도 볼까?말까? 생각중입니다.

기무 하면 저는 볼 것 같긴 한데 결제는 좀 망설여지네요.
이러다 언제 훅 갈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처럼 전권결제는 못하고
몇 편씩 결제해서 심심할 때 보고 있습니다.

흥겹게 보면 되는 글입니다. 필력이 어디 가는 건 아니어서 말씀하신 문제점들이 마음 편하게 보면 그렇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코메디라는 관점으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몬티 파이썬의 성배 같은 영화를 보면서 보팔 래빗이나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 혹은 왕정제도를 비판하는 농노를 보면서 과학적인 근거 , 줄거리의 개연성, 역사적 고증문제로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낄낄대고 좋아라 웃는 것이죠. 글 자체는 다분이 그런 맥락으로 쓰였다고 생각합니다.

코메디의 목적은 웃기는 겁니다. 관객을 유쾌하게 만들어야 하죠.
극의 목적에 부합한다면 과감한 개연성 무시도 허용됩니다.
하지만 그게 이 작품에 적용되는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네요.

'그저 불안한 느낌이 든다'는 이유로 수백년간 홀로 뺑뺑이도는 설정의 어디에서
그런 즐거움과 유쾌함을 느껴야 할지 저로서는 잘 모르겠네요.
이건 그저 설정구멍일 뿐입니다. 웃음은 커녕 어이없다는 생각만 들어요.
장르소설에서 도입부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건 정말 크나큰 실수입니다.

강타 연속 뜬다거나 항마력템만 보상으로 받는다거나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저런 전개가 유쾌한가요? 독자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나요? 적어도 저는 못 느꼈습니다.
디다트님처럼 '어차피 너희들도 주인공이 다 해먹을 거 알잖아' 하면서 편하게 쓰는 분도
이렇게까지 편의주의적으로 쓰는 경우는 못 봤습니다.

본문에 언급했듯이 힘을 빼고 편하게 읽으라고 쓴 글이라는 건 저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힘을 빼도 너무 뺐습니다. 과도하게 힘을 빼버려서 거의 뼈가 녹아 사라진 수준이죠.
의도적으로 그랬다면 그 의도가 실패한 거고, 의도치 않은 결과라면 더욱 더 걱정되고요.

물론 독자의 취향에 따라서는 그런 '힘빼기'가 나쁘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꼬마098님처럼요. 하지만 제 생각엔 그런 독자가 다수일 것 같진 않네요.
허용범위가 꽤 넓은 저도 초반부 보고 하차를 열두번도 더 고려했습니다.
홍성은 작가님 이름값 아니었으면 5화 전에 하차했을 가능성이 99%고요.

억지로 그 부분을 돌파해서 어느 정도 재미를 느끼는 단계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홍성은님 작품 치고는 실망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