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효과, 약자의 입장에 선 이에 공감하고 응원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소설은 언더독에서 시작해서 언더독으로 끝난다.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이 소설의 장점이고 언제나 언더독의 위치를 유지하는 작위성이 이 소설의 약점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 소설의 모든 단점은 이 작위성이 도드라진다.
이 작가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적대진영의 등장인물이라도 나름의 사연이 있다는 캐릭터성을 부각시키는데 능하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 부각시킨 캐릭터에 지나친 애정을 준 나머지 놓아줄 때를 모른다.
단언컨데 이 소설을 읽을 때 적대적 진영에서 좀 길게 언급되는 등장인물 혹은 장수가 나온다? 100% 그 장수는 처참한 패퇴를 하여도 죽지 않는다.
심지어 군주가 죽어도 장수가 살아남아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는 모습도 이 소설에서는 드물지 않게 등장한다.
이 문제점은 끝까지 안 고쳐져서 막판의 전투에는 아 이 녀석은 어차피 안 죽겠지라는게 예상이 되어 전투의 긴장감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언더독,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항상 언더독의 위치에 있다.
이 것이 상당히 작위적인게 대륙을 모두 먹고도 섬나라 국가와 싸움에 돌입하는데도 싸움이 압도적이지 않고 비등비등하다.
아니 도리어 주인공이 압도당하는 측면이 있기도 하다.
단적으로 말해 주인공이 주인공답지 않다.
주인공의 의외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마련한 장치가 도리어 주인공이 주인공스럽지 않게 만들어 버린다.
사실 이 소설에서도 번뜩이는 전략이 있으며 독자들이 예상치 못한 전개로 나가는 모습도 보여주고는 한다.
하지만 작품의 분위기, 그 묘한 분위기가 추후의 전개를 안 봐도 알 것 같게 만드며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이 소설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라노벨스러운 분위기를 지적하지만 본인은 전략소설답지 않은 가벼움 보다도 작위적인 전개가 이 소설의 큰 흠이 아닌가 싶다.
달빛조각사가 게임판타지이지만 게임이라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것 처럼 이 소설도 작가가 전략소설이라는 것을 개의치 않고 단지 작가가 쓰고 싶은 것만 쓰는 도구로만 사용하고 있다.
이 점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는 모르겠다.
다만 많은 걸 희생하면서 강조한 서사성이 그닥 나에게는 와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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